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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4.01.27 - [철학 쪽지] 마음이 그렇게 가는 이유 심리학에서는 마음의 원리를 설명한다. 그런데 마음은 논리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철학을 하다 보니 인간이 왜 논리적이지 못한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된다. 생각이 나아가는 방향은 대체로 마음이 편리해지는 방향이다. 마음이 편리해지는 방향은 '내가 옳다'를 확인하는 방향이다. 결국 나 잘난 맛을 확인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나 잘난 맛을 확인하는 방향은 진실과는 멀어지는 방향이기가 쉽다. 인간은 자신의 마음이 편리해지게 하는 얘기는 참이라고 느끼고 마음이 불편해지게 하는 얘기는 거짓이라고 느낀다. 참임이 확인되어서 참이라고 믿는 게 아니라 참이라고 믿고 싶어서 참이라고 믿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믿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믿을 만한 이유를 찾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믿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믿지 ..
매일경제 24.01.26 - [손관승의 리더의 소통]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 출장 여행은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 당황하게 만든다. 제주도에서는 대부분 날씨가 변수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풍경 때문에 기업의 워크숍, 학회 장소로 애용되지만 기상 악화로 가끔 낭패를 본다. 이번주 제주도의 폭설과 강풍으로 항공기가 결항되면서 많은 일이 꼬였다. 지난주 제주도 출장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도 거른 채 김포공항에 일찌감치 달려왔는데 전광판에는 항공기가 두 시간 지연 출발한다는 일방적 고지가 적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에 착륙했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기내 통로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중년 남성과 젊은 직장인 사이에 옥신각신 언쟁이 붙더니 급기야 육두문자가 난무한다. “너, 몇 살이야?” “나이 먹었으면 똑바로 해!” 딱 한 줄 ..
프레시안 24.01.11 - ”급하게 100 빌려 봐요“ … 고금리·물가 시대 서민금융 현실은? 지난해 전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1.2% 증가했다. 그런데 물가는 3.6% 상승했고, 먹을거리 물가만 따져도 6%대 상승했다. 노동자의 실질임금과 가계 실질소득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의 권고사직이나 임금체불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가계에 소비할 돈이 없는 시대. 형편이 어려워진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급한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을 받는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은 아니다. 신용평점이나 소득 기준 등의 이유레 제1,2 금융권1,2 대출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게다가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동산 PFPF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과 저축은행 신용대출 문턱을 높였다. 대출받기 힘든 취약계층… 서민금융상품… 나오면 ‘오픈런’(23.08..
동아사이언스 24.01.27 -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일은 진전 안되고 피곤하다면 하루 종일 뭔가를 하긴 했는데 어째서인지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 같은 불안감과 공허함이 찾아올 때가 있다. 주로 뚜렷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아니면 소위 딴 짓을 많이 하며 주의력을 허비했을 때 이런 느낌을 받곤 한다. 분명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일은 진전이 없는 듯한 소모적인 상태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 흔히 자신이 일을 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진짜 집중해서 필요한 것들을 해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귀찮은 마음과 일이 복잡하고 양이 많아 보이는 데서 오는 두려움과 불안감, 초조함 등에 빠져 이들 감정을 다스리느라 잠깐 인터넷 좀 하고, 이메일 좀 체크 하고, 책상 정리 좀 하고 하자며 샛길로 빠진다. 드디어 마음을..
세계일보 24.01.24 - [한국에 살며] 한 발씩, 이민자의 꿈은 이루어진다 베트남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뜻하지 않게 한국으로 이민을 결정했다. 이민을 온 후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익히며, 자녀를 양육하는 바쁜 나날을 보냈다. 나를 잃어버린 것 같은 삶 속에서 어느 날,, 중단했던 학업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사이버 대학을 힘겹게 마쳤다. 그러던 와중 운명 같이 집 가까이에 있던 인하대를 보게 됐다. 가끔 캠퍼스를 갈 때마다 나도 이곳에서 학우들과 어울려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꿈은 현실이 됐다. 이민자로 살아가며 차별과 편견을 몸소 느꼈고 이중 언어와 타 문화의 이해에 관해 경험을 쌓았기에 다문화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서류를 준비하면서 학비에 대한 부담은 또 다른 장벽이었다. 몇 차례 포기하려..
프레시안 24.01.12- 하이브 방시혁의 K-팝에서 ‘K 떼기’, BTS팬과는 전혀 다르다 근래 들어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K-팝에서 K를 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밝히는 중이다. 이는 최근 케이팝의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지표로 인해 야기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사용한 표현들은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방증한다. “K-팝은 이제 더 넓은 시장에서 더 넓은 소비자층을 만나야 한다.” “K의 정체성을 고수해 나가는 방식은 성장 둔화 위기 상황을 해소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글로벌하게 보편적 가치에 접근할 수 있는 출구와 입구들을 많이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한 보편 가치’의 정체 방시혁 의장 발언이 의미하는 바는 “글로벌하게 보편적 가치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K라는 접두사를 K-팝에서 떼어내야..
매일경제 24.01.19 - 글로컬 대학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대학교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대학교의 선생님인가 교수가 국민에게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등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열정을 생각하면 그래도 조금은 사랑받을 것 같은데 그러지가 않다. 물론 교수가 국민의 사랑을 얼마나 받는지 알려주는 점수 같은 것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일반 국민의 사랑이 드러나는데 바로 2009년 이후 14년 동안 대학교 등록금이 오르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일반 물가는 33% 상승했지만 일반 국민이 반대하는 것을 잘 아는 정치권과 정부는 국민감정을 거스르면서 대학교 등록금을 올려주기가 어려웠다. 사립대 예산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사립대는 14년간 교수 월급을 거의 인상하지 않았다. 정부 지원을 받는 국..
매일경제 24.01.26 - 아빠와 아들 얼마 전 운전 중에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아빠와 아들이 서 있는데 멀리서 볼 때는 부자인지 형제인지 언뜻 구분이 안 되었다. 손을 꼭 잡고 너무나 다정하게 웃으면서 즐거운 모습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보니 키가 작은 아빠와 일곱 살 정도 된 아들이었다. 차도 밀리고 마침 신호등에도 걸려서 그들의 모습을 한참 지켜보게 되었다. 아빠는 왜 그리 큰 짐을 들고 있는 건지,, 저렇게 큰 짐을 들고 버스를 타면 많이 불편하지는 않으려나 슬며시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둘은 뭔가 너무 즐겁고 행복하게 이야기하면서 활짝 웃고 있었는데 정말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이었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니 나까지 행복한 기분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게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