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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4.08.07 - [기자수첩] 올림픽 '여제' '태극낭자' 이제는 사라져야 "턱에 활 자국이 있는데...시술할 생강은 없나?" 지난 3일 2024 파리올림픽에서 임시현(한국체대)이 여자 양궁 3관왕에 오른 이후 한 공중파 방송사가 내보낸 임시현 선수와의 영상인터뷰 '챗터뷰'가 논란이 됐다. 방송사는 심지어 임 선수 턱에 난 자국을 영상 효과로 확대해 내보내기까지 했다. '여친짤(남자친구가 찍어준 것처럼 잘 나온 사진)은 누가 찍어주냐'는 질문도 곁들였다. 취재진은 턱에도 비슷한 상처가 있는 김우진, 이우석 등 남성 양궁 선수들에겐 활 자국 질문을 하지 않았다. 금메달을 가져다준 '영광의 상처'를 '흉터'로 치부한 태도도 문제가 됐다. 경기력과 상관없는 외모, 여성성을 부각하는 건 '성차별'이다. 유튜브 채널에 올린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 하이라이트 영상 섬네일(미리보기 이미지)..
아시아경제 24.08.05 - [기자수첩] "살려달라"는 지방대, '특구 실험' 성공 조건 윤석열 정부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야심 차게 내건 '교육발전특구' 최종 시범지역 41곳이 선정됐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공교육 혁신과 지역인재 양성, 정주(定住)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선정된 지역의 대학 총장들은 이번 결과에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지역의 총장은 "이렇게라도 (교육부가) 지원을 해주니 황송할 따름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위기에 몰린 지방대학에 정부 지원 사업은 생명의 동아줄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지방대학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등록금 인상 규제가 16년째 이어지면서 대학 재원은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다. 오래전부터 여러 대학이 학과 통폐합, 무전공 제도 등 다양한 혁신에 나서는 이유도 사실은 생존을 ..
경기일보 24.08.05 - [지지대] 파리 올림픽과 K-컬처 이연섭 논설위원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이 2024 파리 올림픽의 성화봉송 주자로 나섰다. 6월에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진은 지난달 14일 파리 리볼리 거리 교차로에서 카루젤 광장까지 성화를 운반하고, 루브르박물관 피라미드 앞에서 다음 주자에게 횃불을 넘겼다. 진의 성화봉송 현장에는 해외 각국의 아미(ARMY, 방탄소년단 공식 팬덤) 등 수천 명의 팬이 몰려들어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진은 팬들의 환호성에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이탈리아 체조 선수 등에 새겨진 한글 타투가 화제다. 엘리사 이로리오(21)는 지난달 28일 파리 베르시 경기장에서 열린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예선에 출전했는데 등에 '당신 자신을 사랑'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글의 일부가 옷..
국민일보 24.08.03 - [한마당] 김예지 신드롬 태원준 논설위원  영화 '더 킬러'의 준인공 킬러는 저격소총 조준경에 눈을 대고 끊임없이 되뇐다. '예상은 하되, 임기응변 말고, 계획한 대로, '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당초 계획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이 말처럼, 데이비드 핀치 감독은 킬러를 엄청난 인내가 요구되는 직업(?)으로 묘사했다. 같은 자리에서 타깃이 나타나기를 며칠씩 기다리고, 나타나면 최적의 과녁에 들어오기를 또 기다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왔을 때도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이 흔들리지 않도록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기다리고, 쏘고, 사라질 때까지 영화 속 킬러의 얼굴엔 아무런 표정이 없었는데, 그런 얼굴을 며칠 전 파리올림픽에 사격장에서 게계가 보았다. 김예지 선수는 공기권총 10m 개인전에서 안드로이드 로봇이 총을 쏜다면 딱 그렇지 싶..
매경이코노미 24.08.03 - 여름철 '피부'만 타는 줄 알았는데...[health] 외출 후 눈 시림, 충혈...'각막' 화상 의심  자외선이 강한 여름, 눈(각막)도 손상되기 십상이다. 일종의 '안구 화상'이다. 시야가 흐릿해지고 눈 경련, 이물감, 통증, 부어오름 등이 일반적인 안구 화상 증세다. 보통 하루나 이틀 지나면 증상은 사라지는 만큼, 통증이 이틀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심할 경우 광각막염이나 백내장 같은 중증 안질환이나 시력 감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강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발병하는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 중 하나는 각막 화상으로도 불리는 '광각막염'이다. 광각막염은 피부가 화상을 입듯 각막상피세포에 일시적인 화상 증상과 함께 염증이 생기는 급성 안질환이다. 각막이 화상을 입은 순간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반나절 정도가 지난 후 눈이 따갑거..
한국경제 24.08.03 - [천자칼럼] 기내식 라면의 민폐 20세기의 지성 이탈리아의 움베르토 에코는 이란 책에서 항공기 기내식에 한 장을 할애했다. 협소한 데다 흔들리는 공간에서 간편식 대신 포크와 나이프를 써야 하는 기내식을 내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추론했다. "승객으로 하여금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라고. 한국인 승객들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기내식에 아주 값싼 메뉴가 있다. 라면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인데도 항공기감 타면 작심하고 라면을 시키는 사람이 적지 않다. 3만 5000피트(1만 m) 상공에서 라면을 먹는다는 것이 호사로 여겨지는 모양이다. 대한항공이 오는 15일부터 일반석에 컵라면 제공을 중단한다고 한다. 난기류가 급증하자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온난화 등의 영..
문화일보 24.08.02 - 北 풍선 도발 잠재울 대북 확성기 방송[문화논단]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북한은 지난 5월부터 풍선에 오물과 쓰레기를 날려 보내는 기상천외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 국가라면 상상할 수 없는 저급하고 치졸한 도발이다. 북한은 우리 민간 탈북단체가 대북 전단이라는 오물을 보내고 있어 자기들도 오물을 보내 얼마나 불편한지를 체험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들이 우리 민간단체 대북 전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치졸한 도발을 이어가는 것은,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준다. 북한 정권은 거짓말로 출발했고 거짓말로 유지해 왔다. 주민의 눈과 귀를 가려온 북한 정권에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진실과 정보다. 북한 정권의 노림수는 우리 국민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여 비난의 화살이 민간 탈북단체와 정부를 향하도록 함으로써 대북 전단과 확성..
파이낸셜뉴스 24.08.01 - [기업과 옛 신문광고] 대왕코너와 유진상가 손성진 기자 1980년대 전에는 사대문 밖의 서울 변두리에 이렇다 할 대형상가가 몇 없었다. 도심에 신세계, 롯데, 미도파, 화신 등의 백화점이 있었을 뿐 대부분의 시민은 전통시장을 이용했다. 청량리, 신천, 영등포 등의 부도심도 마찬가지였고 강남은 막 개발이 시작될 때였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청량리는 지금보다 사람들의 왕래가 더 많던 지역이었다. 철도역사가 있고, 가까운 곳에 대학도 여럿 있었다. 최초로 건설된 지하철 1호선의 출발지이자 종착역으로 정해진 다음에는 사람이 더 몰려들었다. 백화점에 버금가는 유통업체가 생겼다. 대왕상가주식회사가 설립되고 상가 건립이 추진됐다. 처음에는 청량상가라고 했다가 대왕코너로 바뀌었다(조선일보 1968년 9월 7일자). 점포 외에 극장, 예식장, 다방, 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