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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4.08.02 - 北 풍선 도발 잠재울 대북 확성기 방송[문화논단]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북한은 지난 5월부터 풍선에 오물과 쓰레기를 날려 보내는 기상천외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정상 국가라면 상상할 수 없는 저급하고 치졸한 도발이다. 북한은 우리 민간 탈북단체가 대북 전단이라는 오물을 보내고 있어 자기들도 오물을 보내 얼마나 불편한지를 체험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그들이 우리 민간단체 대북 전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치졸한 도발을 이어가는 것은,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준다. 북한 정권은 거짓말로 출발했고 거짓말로 유지해 왔다. 주민의 눈과 귀를 가려온 북한 정권에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진실과 정보다.

 

북한 정권의 노림수는 우리 국민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여 비난의 화살이 민간 탈북단체와 정부를 향하도록 함으로써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키려는 것이다. 우리 국민과 국민 사이를, 그리고 우리 국민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계책이 담긴 불순한 대남 심리전이다. 북한 쓰레기 풍선이 우리를 다소 불편하게 하는 것은 맞지만, 국민의 생명을 직접 위협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런데도 상황을 부풀리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 들어가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을 이롭게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먼저 시작했다. 하지만 남북 경제력이 역전되면서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진가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북한 체제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외부 소식과 정확한 기상 정보, 감미로운 음악 등은 접경지 북한 군인과 주민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북한 정권은 확성기 방송을 체제 위협 요인으로 간주하고, 이를 중단시키려 혈안이 됐다.

 

지난 2004년 남북 군사 당국은 서해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와 함께 북한이 집요하게 요구한 확성기 방송 중단에 합의한 바 있다. 이후 확성기 방송은 11년간이나 중단됐다.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우리 군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화들짝 놀란 김정은은 화급히 협상에 나와 도발에 사과하는 등 확성기 중단에 집착했던 전례가 있다. 확성기 방송의 효과와 위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김정은 정권은 남북 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핵,미사일 등 모든 수단으로 우리를 초토화하겠다고 협박한다. 북한이 물리적 핵폭탄으로 위협한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비롯한 심리적 핵폭탄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 이는 김정은 정권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깨워 변화를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레버리지 수단이다. 아울러, 북한이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다는 점에서 그들을 압도할 수 있는 비대칭 수단이기도 하다.

 

국군은 북한 정권이 보내오는 쓰레기 풍선에 대해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요격 등의 방법보다는 지상에 낙하한 후 대처하고 있다. 또한, 만일 북한 쓰레기 풍선으로 국군과 국미에게 물리적 피해를 야기한다면, '즉 ·강 ·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에 따라 풍선 부양 원점을 초토화한다는 확고한 입장도 재확인했다. 우리 군이 시행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김정은 정권이 핵을 내려놓고 북한 주미의 인권문제 해결에 나서는 등 변화를 강요하기 위해 일관된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압박해야 한다. 국군의 대응을 신뢰하고 북한 정권의 노림수에도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그들을 변화시키는 길이다.

 

북한은 언제까지 자체 고립되어 살아갈려고 하는가? 도대체 뭣 때문에 이 21세기에 아직도 60년대를 자처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공산주의라고 해도 그렇게 폐쇄적으로 살아갈 필요 있나? 김정은 뭐가 무서워서 저렇게 주민들을 단속시키며 독재적으로 행동을 하는지 정말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