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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서류제출 탈락

이직을 위해 어느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다.

예전에 일했던 업종으로 공기업의 자회사며 연봉도 괜찮고 경력직 자격조건이 되어  한참 망설이다가 지원이라도 해보자  싶어 서류를 제출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다른 곳으로 이직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취업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고 만약 취업이 됐다 하더라도 다니고 있던 회사를 바로 그만둘 수도 없는 것이다.

사람 구할 때까지 일은 해주고 그만 둬야 하는게 도리가 아니겠는가.

예전 다녔던 회사에 경력증명서 떼는 것도 좀 껄끄럽고, 자기소개서 작성하는 것도 너무 어렵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이직 하는 것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빡치는 일이 있어 맘을 고쳐먹었다.

내가 때려치고 만다는 심보로 서류제출이나 해보자 싶어 부랴부랴 서류를 준비해 입사지원을 했다.

제일 골치거리였던 자기소개서

총4개의 문항이 있는데 보자마자 앞이 캄캄한게 바로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이 젤 먼저 떠올랐다.

지원동기와 이루고자 하는 목표,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와 업무에 필요한 역량개발, 성과를 위한 갈등해소, 새로운 방법으로 성과를 낸 경험  

이걸 어떻게 쓰란 말인가?

그래도 어쨌든 지금 다니는 이곳 탈출해보자 싶어 붙들고 앉아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을 검색했다.

도움되는 건 별로 없지만 그 중에서 괜찮은 블로그 도움을 받아 있는 경험 없는 경험 쥐어 짜내니 그래도 어찌어찌 해서 다 완성을 했다.

물론 터무니 없는 경험들이어서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뭐 이런 걸 경험이라고 써냈나 하겠지만 정말 지어내지 않는한 그런 경험이 없었다.

사실 내가 상상력이 풍부하고 소설 쓰는데 재주가 좋았다면 지어내서 쓰고 싶었지만 이 능력 또한 제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하찮은 경험으로 자기소개서를 채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난 내가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했으며 뿌듯하기까지 했다.

결론은 서류심사 불합격이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내 나름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에 후회는 없다.

다시 써라 해도 더이상의 좋은 글은 나오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도전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비록 불합격은 했지만 나름의 성취감이라고 해야하나 

한 줄도 못쓸거 같던 자기소개서를 끝까지 완성해 제출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겁먹고 난 못한다고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었는데 문제를 파악하고 연구하고 골똘히 생각하다보니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면서 뭐라도 결과물이 나왔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이러한 경험으로 좀 자신감이 생겼다 해야하나.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겁먹고 도망가지 말고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을 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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