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안 쓴지 어언 몇달이다.
하루에 한번 글을 쓰자고 다짐 했던게 작년 9월쯤이었고 한달 가량 쓰다가 손을 놓았었지.
그러다 다시 해보자 싶어 몇 번 쓰다가 그 뒤로 지금까지 쭉 손을 놓았다.
요즘 회사일도 스트레스고 (남이 들으면 완전 별거 아니지만 내 기준에선 별거다) 이래저래 내 자신이 한심하고 초라해지는 그런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난 나이는 많은데 결혼도 하지 않았고 직업도 변변찮다.
그런데 자존심은 쎄서 누군가 날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 화가 난다.
지금 같이 일하는 분들이 어르신들이라 고지식한 부분이 많은데 은근히 날 좀 무시하는 느낌이라해야하나.
그분들 사고엔 명문대를 나오고 사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이고 대단한 사람이며 그 자식들도 그러하고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보니 여기서 일하는 내가 하찮아 보일 수 밖에.
물론 이런 생각들은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대놓고 그런식으로 무시를 하는건 아니지만 정말 누구도 느끼지 못하는 나만 느끼는 알 수 없는 그런거
하나 예를 들자면 아주 쉬운 사자성어 누구나 다 아는 사자성어를 대면서 이런 말이 있는데 이런이런 뜻이다 하면서 이야기를 하신다.
정말 모를거라 생각해서 저 뜻을 말해주는지 모르겠지만 저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거다.
또 한번은 이 분 손자가 얼마전에 대학 졸업을 했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서울대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 서울대 정문인가 유명한 서 자 모양 거기서 찍은거)
자랑하는게 지긋지긋해(자주 자랑하심. 했던 자랑 또하고 또하고) 그냥 보고만 있었더니 다음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이번엔 서울대 글자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러더니 손자 얼굴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 글자를 확대를 한다.
그래서 속으로, 반응을 안하니 저라나 싶어 '공부 잘했나 보네요.' 했더니 '공부 좀 했지' 하신다.
난 자랑할려고 서울대 글자를 키웠겠지 했는데 나중에 드는 생각이 내가 첫번째 사진에 반응을 안한게 그분은 내가 거기가 서울대인줄 몰라서 반응을 안했다고 생각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글자를 키운...
항상 이렇게 알게 모르게 오묘하게 사람을 무시하는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이가 아주 많은 어르신들이라 살아온 세월이 기니 그분들 눈에는 내가 한참 어려보이겠지.
그래서 아는 것도 없을거라 생각하는건지, 아님 정말 내가 생각하는대로 자기들 밑에서 이러고 있어 하찮게 생각하는건지
하여튼 이게 길어지니 나도 기분이 별로 좋지 않고 안그래도 일에 대한 만족도도 낮고 심지어 월급까지 올려주지 않으니 더욱더 짜증이 난다.
물론 제일 화가 나는건 이렇게밖에 살지 못하는 나 자신이다.
얼마 전에도 주휴수당을 없애느니 마니 하는 기사를 봤었는데 그때 열폭하면서도 제일 화가 났던건 이렇게 살고 있는(주휴수당 없어지면 생활이 힘들어지는) 나 자신이었다.
나름 목표를 가지고 무언가에 도전도 했었고(결국은 실패햇지만), 괜찮은 직장에서 커리어 쌓으며 열심히 살기도 했었지만 얼마 못가 주위 여건이 따라 주지 않아 그것도 좌절됐었다.
그러다 보니 이 나이까지 오게 됐는데, 뒤돌아 보니 해놓은게 없어 한심하기 그지 없다.
지금 당장 화난다고 다 때려치우지도 못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될지도 모르겠고,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니 뭔갈 해야겠다 싶어 다시 글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유명한 유튜버 및 사업가 자청의 블로그를 봤는데 자기가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건 다독과 다작이었다고 한다.
하루에 두시간씩 책읽고 글쓰기를 2년간 했더니 지금의 자기가 탄생했다고.
내가 저렇게 한다고 성공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들지만 (물론 2년간 매일 2시간씩 책읽고 글쓰기를 성공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뭐라도 시작해봐야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지금 오늘 이 글을 시작으로 내 삶도 바뀌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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