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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4.07.20 - 자연의 법칙[ESC]

500년 넘는 대혼란 시대를 끝내고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며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진시황. 역사상 최초의 황제이지만 그의 재위 기간은 10년에 불과했다. 영원할 것 같은 막강 권력도 오래가지 못한다. 권불십년이다.

 

거리에서 156명의 아까운 청춘들이 생을 달리해도,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어도 대통령은 사과에 인색하지만 했다. 대통령 부인은 명품백을 받아놓고 행정관의 착오로 반환되지 못했다 주장하고, 해병대원의 억울한 죽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나오는데도 1년이 되도록 진상규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권력인가. 

 

화무십일홍. 열흘 동안 붉게 피는 꽃은 없다. 달도 차면 기운다. 꿉꿉하게 하는 여름철 장마도 영원하지 않고 끝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입을 틀어막는 권력이 힘을 잃었을 때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받을 것이다. 이런 게 자연의 법칙, 순리다.

 

사진은 제주현대미술관 공공수장고에서 진행되고 있은 '이너피스(Inner Piece) 모든 살아있는 존재로 치유받다' 전시에서 촬영했다.

 

 

자연의 법칙 대로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대로 되지 않는 것 또한 자연의 법칙이랄까.

이 나라는 아직도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은 면죄부가 가능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