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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옛 친구들 만난 날

토요일 대학 친구들을 만났다.

총 4명인데 2명은 결혼을 했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 한명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랑은 직장도 근처라 자주 만나 점심을 먹곤 했는데(지금은 퇴사했다.)

나머지 두명의 친구는 멀리 살기도 하고, 일단 결혼을 하고 애가 있으니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미혼인 나야 그렇게 시간 내기가 어렵나 싶긴 하지만 

그들 사정을 내가 알 수 없으니 만나자고 재촉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여튼 이번에 그동안 꾸준히 모아온 곗돈이 어느 정도 모이게 되어

맛있는 것도 먹을겸, 얼굴도 볼겸 어렵게(난 널린게 시간인데, 좀 비참하네) 시간을 맞춰 친구들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봤던게 코로나 전이었으니 거의 3년 만에 봤나?

 

메뉴는 평소에 내 돈으로 먹을 수 없었던 것으로 선택

한마디로 비싼거

해운대 그랜드조선 뷔페 아리아

일인당 135,000원이라는 거금의 뷔페라 내 돈으로는 절대로 먹을 수 없다.(네이버로 예약하면 10% 할인)

이럴때 곗돈이 위력을 발휘하는구나!!

사진 몇장 안찍었다. (육고기 사진을 안 찍었네)

먹기 바빠 죽겠는데 찍을 시간이 어디 있니??

가짓수는 많지 않은데 종류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굿이다.

좋은 재료, 비싼재료들로 요리 되어 있다.

근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랬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별로였다.

이 가격으로 이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 속에 365일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있어 평소에도 음식을 좀 적게 먹는 습관을 들였더니

이런 뷔페에서 실력 발휘를 못한다.

몇접시 안 먹었는데 벌써 배가 부르다니

많이 먹을거라고 전날 저녁도 유부초밥 3개로 끝냈단 말이다.

 

여하튼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인데도 불구하고

무슨 할말이 그리 많은지 3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각자 말하기 바쁘다.

밥을 먹으면서도 할말은 다한다. 쉴틈이 없어~

이런게 오랜 친구라는 거겠지.

몇년을 안 만났다가도 한번 만나면 어색함 없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것.

 

근데 한번씩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연락도 잘 안하는데, 몇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사이가 친구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

그러다 연락 끊기면 거기서 끝이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지 않기 위해 서로 노력을 해야하지만 살다보면 그것마저도 하기 힘들어질 때가 있는 것이다.

특히 챙길 것이 많은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말이다.(이 날도 친구 한명은 바쁜 일이 있어서 먼저 갔다)

힘들거나 기쁠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지금 볼까? 하면 보자 할 수 있는 친구까지는 아니어도

어렵지 않게는 만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요즘 부쩍 친구들끼리 여행가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럽다.

나도 옛날엔 그랬는데, 이젠 가자고 할 수 있는 친구도 많지 않고

각자 바쁘기에 얘기조차 꺼내보지 못한다.

그냥 옛추억만 안고 살고 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니 반가우면서도 씁쓸하기도 하여 이런저런 생각에 적어본다.

헤어지며 다음엔 1박으로 방을 잡고 놀자고 했는데, 과연 그게 언제가 될지..

안그래도 요즘 좁아져 버린 내 인간관계에 한탄하며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만났다 헤어져 돌아오는 길은 더 허무하고 외로운거 같다.

가을이라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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