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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24.07.09 - [박철범 칼럼 ] 가덕도 신공항 꼭 2029년 개항해야 하

박철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가덕도는 부산 강서구에 소재한 섬으로 지리적으로는 부산광역시와 거제도 사이에 있다. 2010년 완공된 거가대교를 통해 부산시, 거제도 두 곳과 연결되어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적하고 조용한 어촌 섬이었던 가덕도가 전국의 주목을 받은 것은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시 하남읍과 함께 거론되면서부터다. 대구광역시, 경상북도, 경상남도 일부는 밀양시를 지지하였고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통영시, 거제시 등은 가덕도를 지지하며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양측의 논쟁이 격화되면서 합리적인 논거는 실종되고 감정적 대립으로 비화하자 이명박 정부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 주요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가덕도 또는 밀양으로 신공항으로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해당 이슈는 지속되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프랑스 전문기업에 양 지역의 평가를 의뢰하였고 최종 결과에서 가덕도는 최하 점수를 받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났다.

 

이렇게 정리되는 듯했던 가덕도 신공항 이슈는 2021년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여야 후보가 모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부활하였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나 사업비 추산 과정을 모두 생략하며 가덕도 신공항을 무조건 지으라는 특별법까지 만들어 지방정치 이슈를 졸속적으로 밀어붙였다. 이후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야 모두 공약으로 내세워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기정사실화하였고, 설상가상으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완고 시점을 2029년으로 앞당겼다.

 

그런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인 활주로, 방파제 등 공항부지 조성공사 입찰이 두 번 유찰되었다. 첫 번째 입찰에서는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았고, 두 번째 입찰에서는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하였다고 한다. 가덕도 공항 부지 조성공사는 10조 원이 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임에도 부 번의 유찰이 발생한 이유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단축된 공사 기간, 바다를 메우는 나인도 포은 공사, 인력 수급의 문제 등이라고 한다.

 

앞으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두 번의 유찰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기업들의 외면 속에 정치인들의 인기영합적 정책으로 추진된 졸속적인 결정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다시 한번 강하게 든다. 이미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한 지금 굳이 2029년 가덕도 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것도 산을 깎고 바다를 메워야 하는 어려운 공사를 안전을 우선으로 천천히 진행하지 않고 왜 5년 만에 마쳐야만 하나. 정부는 건설 계획을 다시 한번 숙고하길 바란다.

 

두 번 유찰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을 통해 당국은 보다 근본적으로 공항, 철도, 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 건설의 체계를 검토하길 바란다. 현재 핵심 사회간접자본 건설은 건설비를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운영은 공기업이 책임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선거에서 표만 얻을 수 있다면 지방자치단체, 지역구 의원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까지 나서서 미래에 적자가 나든 말든 일단 사업을 진행시기기 위해 각종 무리수를 동원한다. 시장 수요가 아닌 정치적 무리수로 건설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운영하는 공기업들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결국 국민의 혈세를 다시 투입하는 예는 한둘이 아니다. 현재 비행기 한 대 운항하지 않는 양양공항,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손실을 기록한 무안공항, 3000여 억 원이 투입되었지만 운영 4년 만에 문을 닫은 인천공항 KTX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역주민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정치권의 탐욕과 그것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중앙정부가 공동으로 낳은 결과다.

 

앞으로 부실한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도록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행하는 독립적인 평가기구를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방안이다. 과거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가장 낮게 평가되었던 가덕도 신공항을 무리하게 진행시켜 혈세를 삼키는 또 다른 애물단지를 낳는 것을 막기 위해 독립적인 평가기구가 인근 김해공항의 기회비용까지 고려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너무 늦었을까?

 

 

부산 신공항 건설은 자기 이득을 노리는 정치인들에 의해 결국 짓지도 못하고 아직도 논란만 가득하다.

약 20년 전 한참 해외여행을 많이 갈 때 부산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너무 많아 공항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 나도 그때 해외여행을 종종 갔었기에 김해공항은 갈 때마다 사람들로 붐볐다. (타공항보다 작기도 작다) 그래서 부산시에서 공항을 새로 지어야겠다고 정책을 냈다. 근데 갑자기 정치적으로 이용되더니 경남에서 끼어들고 대구 경북에서 끼어들고 정치적 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지금껏 짓지도 못하고 이 사달이 났다. 그때 말 나왔을 때 진행 됐으면 가덕도든 어디든 다 짓고도 남았겠다. 나도 부산에 살면서 해외여행을 가끔씩 가기 때문에 부산에도 크고 넓은 (미주나 유럽으로 가는 직항들) 공항이 있었음 한다. 그러나 지금은 점점 부산인구도 줄어들고 (물론 부산사람들만 공항을 이용하진 않겠지만 인구 줄어드는 건 타 지역도 마찬가지니) 공항을 짓는데 수년이 걸리니 그동안 이용객들이 예전 같으리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 짓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자리 창출? 공항이 생겨 일자리 창출이 되면 떠났던 청년들이 다시 돌아오면 좋겠지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고.. 그냥 자꾸 신공항 건설에 잡음이 들리니 점점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