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필사하기

경기일보 24.06.19 - [지지대] 결혼 성비 불균형 심화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농촌 총각들이 중국, 베트남 등지의 여성들을 찾았다. 장가를 가기 위해서였다. 1990년 중반이었다. 외국인 여성들을 신부로 소개해주는 업소도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농촌에서 불이 나면 집 밖으로 나오는 젊은 세댁이 대부분 외국 여성들이다.

 

농촌 남성들을 포함해 결혼성비 불균형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두드러진다는 데 있다.

 

최근 결혼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졌다는 발표가 나왔다. 미혼 남성이 20% 더 많고 대구는 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비혼율 남성은 46.5%, 여성은 29.1%로 집계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분석 결과다.

 

2021년을 기준으로 하면 미혼 남성은 미혼 여성보다 19.6%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녀가 만나더라도 미혼 남성이 많이 남는 만큼 인구학적으로 보면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그만큼 결혼하기에 불리한 구조인 셈이다.

 

미혼 남성이 더 많은 불균형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특히 심각하다. 미혼 남성 과잉 빙ㄹ은 서울이 2.5%, 부산이 16.2% 등으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경북(34.9%), 경남(33.2%), 충북(31.7%) 등은 30%를 넘었다.

 

결혼 성비 불균형은 남녀 간 미혼율 차이로도 나타났다. 2020년 시점에서 1985년생(당시 35세) 비혼율은 남성이 46.5%로 29.1%인 여성보다 훨씬 높았다. 이처럼 미혼 남녀 성비 불균형이 큰 건 남아 출생이 여아 출생보다 많은 상황이 오래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암울한 미래가 청년들의 결혼을 꺼리게 하고 있다. 결혼 성비 불균형 문제, 특히 미혼 남성이 더 많은 상황은 농촌은 물론이고 도시 총각들까지 결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젊은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우울하다. 우리 시대의 '웃픈' 자화상이다.

 

 

아무래도 아직은 남자들의 수가 더 많지 않나 싶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남아 출산율이 높은게 지금 결혼 적령기에 있는 사람들도 해당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남아 수가 많으니 결혼 못한 남자들이 더 만은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역적으로 비율을 보면 대구그 특히 높은데 대구를 비롯한 경상도 남자는 피하라는 우스게 소리가 있다. 아직도 남자랑 겸상을 못하게 하는 곳도 있고,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마인드가 아주 강하게 박힌 곳이라고 한다. 

21세기에 아직도 그렇다고 의아해 하지만 간혹 커뮤에 대구 남자를 피해라는 글이 올라오곤 한다.

결혼을 안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인거 같다. 시대가 그만큼 많이 바뀌었으니 결혼관도 바뀌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