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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4.06.19 - [PB수첩] 공짜 점심은 있다?

문일영 신한은행 pwm 한남동센터 팀장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란 영국 속담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경제학을 여덟 단어로 표현하면'이라는 기고문에서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세상에 모든 경제적 활동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 또는 비용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심지어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엔 1900만달러, 우리 돈 약 260억운이 지불되기도 한다.

 

하지만 '공짜 점심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바로 현대 자산 배분 이론을 창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z)다. 그는 "자산 배분은 공짜 점심을 먹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끼리 조합해서 투자하면 변동성을 줄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소는 자산 배분 91.3%, 종목선정 4.8%, 투자시기 1.8%, 기타 2.1% 순으로 자산 배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PB(Private Banker)있지만, 이들은 담당 PB의 조언을 따르거나 본인만의 투자철학으로 자연스럽게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기금 운용 기관인 국민연금도 자산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자산 배분 투자를 하고 있다. 과거 10년의 연도별 수익률을 보면 2018년과 2022년을 제외하곤 전부 수익을 내고 있으며, 2023년에는 연 9.97% 수익을 올렸고, 1988년부터는 35년 동안 누적된 연평균 수익도 5.11%를 기록하고 있다. 약 14년마다 원금이 2배가 되는 성과를 달성했다는 의미다. 그런 만큼 자본시장 일각에선 국민연금과 같은 자산 배분으로 투자하는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 TDF(생애주기형 펀드)도 지속해서 주목받고 있다.

 

물론 국민연금도 수익을 내지 못한 해가 있는 것처럼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 투자가 항상 수익을 달성하는 것은 아니다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고, 주식 시장의 대세 상승기의 혜택을 크게 얻지 못한다는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투자의 변동성을 줄이고 최대 낙폭을 제한하면서 수익성을 지켜주는 지속 가능한 투자라는 점에서 부자들이 왜 분산 투자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목돈이 아니라도, 소액에 적립식이라도 오늘부터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