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필사하기

서울신문 24.08.15 - [길섶에서] 보행 공간의 자유

얼마 전 가족들과 일산 호수공원을 걸으며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 뒤에서 나타난 킥보드가 바로 옆을 스치듯 지나쳐 앞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 예전 같으면 그런가 보다 했을 터인데 이버엔 왠지 등골이 싸했다. 두어 달 전 이곳에서 산책하던 60대 부부가 뒤에서 달려온 전동킥보드에 치여 아내는 사고 9일 만에 끝내 숨졌고 남편도 중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킥보드는 오토바이와 달리 소리도 없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공원이나 인도를 걸을 때 은근히 위협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도로 주행 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하나, 실제로는 인도나 차도를 이용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보행자에게도, 차량운전자에게도 돌발사고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전동킥보드 사고로 숨진 사람만 24명.. 지난달엔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청 앞 승용차의 인도 돌진 참사도 있었다. 사람이 안심하고 걸을 평화로우너 공간이 자꾸 사라지는 듯하다. 자동차든 킥보드든 안전준칙을 지키지 않으면 평온한 시민의 일상을 침해하고 자신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사람의 편의를 위해 킥보드가 생겼나지만 이젠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타는 사람이 좀더 주의를 기울여 타야 한다.

특히 술먹고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은 없어야 한다. 죽고 싶으면 혼자 죽으면 되지만 엄한 사람까지 위험에 빠뜨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