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필사하기

한겨레 24.03.05 - [유레카] 파업의 목적

'파업'의 사전적 의미는 노동조건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해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한꺼번에 작업을 중지하는 것이다.

 

역사상 기록된 최초의 파업은 기원전 1152년(람세스 3세 재위 29년) 이집트의 데이르엘메디나에서 벌어졌다. 파업을 일으킨 사람들은 파라오의 무덤을 만들던 건축가, 석공, 목수 등 노동자들이었다. 당시 노동자들은 임금이 체납되자 연좌시위 등을 하며 일손을 놓았다. "우리는 굶주리고 있다. 벌써 이번달 급여일이 18일이나 지났다." 이들의 파업 소식을 전해 듣고 놀란 파라오가 밀린 월급을 지급하고 술을 보내 이들을 위로하면서 파업은 끝이 났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토리노 이집트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파업 파피루스'에 상세하게 남아 있다.

 

이보다 더 극단적인 총파업 기록은 '로마 평민의 철수 투쟁'이다. 기원전 494년 로마 공화정 초기, 귀족들의 횡포에 시달리던 평민들이 이에 항의해 무리 지어 도시를 떠나 로마 인근 성산에서 농성을 벌인 것이다. 평민들이 떠나자 도시의 모든 가게와 공방은 문을 닫았고, 상업활동도 중단됐다. 로마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평민의 총파업을 감당할 수 없었던 소수 귀족들은 채무 노예 해방, 부채 탕감, 평민 대변 호민관 2명을 요구하는 평민들과 합의했다.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393년에서 기원전 287년까지 무려 다섯 번에 걸쳐 평민들의 총파업 투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최근 전공의 파업을 비롯해 의사 집단이 벌이는 집단행동으로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응급실ㄹ마저 비어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고, 암 환자 등 중환자 수술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등 의료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는 정부가 내놓은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안'에 반대하는 까닭이다.

 

피라미드 노동자와 로마 평민의 파업 기록을 보고 현대인의 관점에서도 '그럴 만했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건 그것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다수가 국가에서 사회, 경제적 약자인 노동자들이 법에 따라 벌이는 파업행위를 정당하다고 보는 이유도 매한가지다. 과연 의사들의 파업도 그러한가. '환자를 볼모로 한 인질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아 보인다. 생존권이 아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에 목소리를 보태줄 국민은 없다.

 

의사 정원을 늘리는게 의사들이 파업할 이유가 되는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어떤 커뮤니티에서 의사가 올린 글을 자세히는 아니고 슬쩍 읽어보긴 했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의료수가가 낮아서 아무리 의사를 많이 늘려도 결국 돈 잘 되는 과로 옮긴다는 글을 봤다.

의사들의 입장도 맞는 것 같은데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할 생각을 안 하고 무조건 의사 정원만 늘리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로 의견 조율을 잘 해서 해결해 나가야지 정부도 너무 밀어붙이는 건 아닌지, 의사들은 너무 자기네들 주장만 강조하는 건 아닌지 좀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병원거부로 죽어나가는 거 보면 뭐하는 나란가 싶다.

제발 사람 목숨 달린 일이니 서로 양보하면서 좀 해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