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날아서 이동하는 것은 날개가 없는 인간에겐 설레고 멋있는 일이다. 오랜 옛날부터 인류가 꿈꿔 온 일이지만 실제로 이를 이룰 수 있게 된 때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과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일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가 지구촌 여행을 위해 가장 애용하는 수단인 비행기 개발의 역사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제 또 다른 수단이 비행기의 뒤를 이을 채비를 하고 있다. 바로 드론형 에어택시다. 도심지 내 또는 단거리 지역 간 이동에 적합한 수단으로 꼽히면서 각국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전남 고흥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센터 내 도심항공교통(UAM) 실증 단지에서 에어택시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며칠 전 연구원이 개발한 UAM 기체 '오파브(OPPAV)'의 무인 시험비행이 공개됐다. 중량 650Kg의 이 비행체는 이날 약 4km를 비행했는데 속도와 소음에서 상당한 기술 수준을 과시했다고 한다. 특히 소음 수준은 130m 상공에서 시속 160km로 비행할 때 61.5 가중데시벨(dBA)로, 일반 도시소음(65dBA) 보다 낮았다고 하니 상다이 조용한 편인 듯하다.
정부는 올해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경인 아라뱃길에서 2단계 실증 비행을 거친 뒤 내년 말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정했다고 한다. 이어 2030년께 전국으로 확산, 2035년께는 이용 보편화를 추진하는 모양이다. 예전 만화나 영화 속에서 보았던 도심의 빌딩 숲 사이를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에어택시를 타게 될 날도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실제로 탑승한다면 비행기를 탄 것과 느낌이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다.
그런데 한편으론 에어택시의 상용화가 생각처럼 조만간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도심 공간을 휘젓는 에어택시의 운항은 비행체만 개발한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교통관제시스템의 완비, 효율적인 환승 및 요금 체계 확립 등 운용 기술과 제도의 뒷받침이 없으면 안전한 운항을 보장할 수가 없다.
정체가 심한 도로를 피해 유유히 에어택시를 타고 가는 상상을 하면 설레기는 하지만 일반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일단은 상상으로만 그 즐거움을 대신하고 정부도 섣부른 기대감을 부풀리기보다 제기되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대비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공상과학만화가 하나씩 하나씩 현실화 되고 있는 것 같다.
드론으로 에어택시가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그걸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난 드론은 그냥 영상 촬영만 하고 물건이나 옮기고 하는 줄만 알았거든.
어쨌든 에어택시는 언젠간 생길 것 같고 (물론 내가 죽은 이후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왕 생긴다면 안전에 집중해서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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